엔드롤 (타로 커미션) 구리 님

"그렇게 사사건건 매달리지 마."
ㅡ그렇게 말한 것은, 다시 만난 소꿉친구였다.

안시로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 영화는 복잡한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여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사랑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드라마 장르입니다.
안은 주인공...이라고 할까요, 처음 시작을 이끌고 나가는 인물입니다. 이후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하며 타인의 사랑을 정리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최근 이사를 하여 이 학교에 전학왔습니다. 꿈을 쫓아 상경해 아르바이트나 공연장의 잡일을 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비교적 조용하게 학교를 다니는 타입이지만, 하교하면 바로 스타일 변신! 그런 느낌으로 두 면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시로는 전학 온 안이 만난... 고향에서의 소꿉친구, 이자... 첫사랑. 딱히 이루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애매하게 서로의 사정이 갈려서 연락도 끊겨버렸죠. 안이 기억하는 시로가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여럿? 연락하는 여자애가 한두 명이 아니라며 안을 밀어냅니다. 과연 그게 속마음일까요?

시작은, 안의 이야기입니다. 전학온 안의 사정과 배경이 설명되며 보여집니다. 학교에는 뭐 적응하지만... 첫날부터 교실에서 눈이 마주친 그녀. "유키하라시로ㅡ?!"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누구세요?" 어색한 교실 씬입니다. 안은 시로가 소꿉친구였으니 계속 쫓아다니지만 거의 무시합니다. 차가울 정도고요. 결국엔 "나, 난 이미 애인이 있어! 그것도 많이!" 라고 말하며 도망가버립니다. 안은 우선은 동네에 먼저 적응하기로 하네요.

안은 새로 찾은 일터와 학교에서 마주한 또래 여자애들과 금방 친해집니다. 그리고 많은 고민 상담을 해주죠.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는데 인기쟁이야, 우리 카페 단골을 좋아하게 됐어, 난 사실 여자를 좋아하는데 그 친구도 여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이 동네를 둘러싼 온갖 가십거리와, 학생들의 마음 졸이는 이야기 여자애라면 누구나 연애 상담을 받아주는 라인 아이디가 있다는 말도 듣습니다. 여자끼리도 오케이? 그렇지.

안은 무심결에 시로를 떠올리며, 어릴 적 헤어진 첫사랑을 다시 만났는데 어떡할까? 하고, 그 아이디에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상하게도 답장이 오질 않네요.

시로는 여러 여자애를 사귀는 것처럼 보일 정도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재미로 만든 익명 창구에서 연애상담의 신이 되었을 뿐. 그 사이에서 본인도 여러 번 다른 사랑을 했지만... 좋게 끝나진 않았네요. 안을 떠올리며 억울해했지만 막상 마주하자 자신을 두고 떠난 것처럼 느껴져 괜시리 삐딱하게 대해버린 것 같습니다. 이 학교에서 안이 내가 아닌 다른 여자애를 신경써서는 안 돼! 그런 마음에 모든 게 꼬이고 꼬여버렸어요.

같은 교실에서 조로 묶이기도 하고 체육 파트너가 되기도 하며 티격태격. 여러 갈등의 장면이 지나면... '그 상담가'의 답장이 옵니다. "아직 좋아하는 거라면 그 얘길 전해보는 게?"
체육제에서 크게 파트너십을 쌓으며 경주 또는 대회에서 이기는 전개를 거치며, 안은 그 답장 또한 신경씁니다. 시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부끄러워하며,
"정말 하란 대로 해?"
"무슨 소리야?"
"소, 소꿉친구한테 첫사랑이라고..."
"그게 너야?!"
그렇게 시로의 의도와 속마음이 전부 밝혀지고, 얼렁뚱땅 사귀는 쿠키가...

전반적인 연출이나 분위기는... 만화같다. 순정 GL만화를 영화화한 느낌. 학교를 둘러싼 익명의 상담가가, 알고 보니 나의 소꿉친구? 이런 전개니까요. 그럴 만도 하죠. 대사나 행동, 효과음 등이 조금은 애니메이션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계속 부딪히는 사건이나 학교의 행사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요. 앞서 말한 드라마식 전개처럼 다른 여자애들의 고민이 드러나고, 나중에 해결되기도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삽입되어있습니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청춘의 허우적대는, 근거 없는 감정과 사랑과 행동들. 인물들의 힘으로 정신없는 전개를 커버합니다. 조금은 우당탕탕하죠. 안과 시로가 그 사이에서 진지한 감정선을 담당하고 있으며, 안은 계속 머리를 굴리며 시로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생각하는 나레이션이 많았습니다. 결국 엔딩에서는 라인 상담 소녀의 정체도 밝혀지고, 시로도 안을 신경썼던 마음을 내뱉죠. 청춘이니까, 말해서 해결하는 게 좋다고! 아마 그런 '솔직함'을 갈등 해결에 계속 사용한 것 같아요.

특별한 사항이 있다면 원작 또는 초기 시나리오는 열린 결말이었대요. 안과 시로가 완전히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거죠. 하지만 영화 한 편으로 만들면서 끝맺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비밀이 밝혀지고 다시 사랑을 확인하기 시작하는 전개로 끝냈다고 밝힙니다. 그렇다면 원작은 3권짜리인데 이 영화는 1.5권 정도로 분량을 줄인 것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ㅋㅋ) 어쨌든, 시나리오는 점점 인물들의 힘을 중심으로 커져서... 어쩌면 연극에 어울리는 모습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일부러 더 익살스러운 개그 씬을 과감하게 넣었다고 하는, 감독의 인터뷰!

Q. 둘이 사귄 이후에도 상담가 활동을 할까요?

하는군요! 여전히 익명인 채입니다. 안은 그 상담 아이디 이야기를 들으면 하하 웃을 것 같아요. 당연히 비밀은 지켜주네요. 어째 연애 상담이 너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소문이 도는 건 아닐지...

Q. 더 좋아하는 쪽

더 좋아하는 쪽은 안인데, 이게... 어떤 측면으로 측정(?)된 것이냐면 안정감입니다. 안의 사랑이나 감정은 크게 변화가 없고 쭉 긍정적인데, 시로는 어쩐지 자신감이 없거나 안이 자신과 틀어지게 되면 어떡하나 불안해하는 면이 강하네요. 너무 좋아하니까 깨져버릴까 무서운 거죠.